따뜻한 맘으로

내가슴 한쪽에/이정하

착한토끼 2008. 6. 6. 11:54

      내 가슴 한 쪽에/이정하


      세상의 울타리 안쪽에는
      그대와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습니다.
                         
      스쳐갈 만큼 짧았던
      만남이기도 했지만.
      세상이 그어둔 선 위에서
      건너 갈 수도 건너 올 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에
      쓸쓸하고 어둡던 내 가슴 한쪽에
      소망이라는 초 한자루를 준비 합니다.
      그 촛불로 힘겨운 사랑이
      가져다준 어두움을
      조금이라도 밀어내주길 원했지만
      바람막이 없는 그것이
      오래 갈 리 만무합니다.
                         
      누군가를 위해
      따뜻한 자리를 마련해 둔다는  것
      아아 함께 있는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
                         
      오지 않을 사람을 위해
      의자를 비워둘 때의 그 쓸쓸함을
      그 눈물겨움을
                         
      세상이라는 이름 붙여진 그 어느 곳에도
      그대와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대가 있었기에 늘 나는
      내 가슴 속에 초 한자루를 준비합니다.
      건너편 의자도 비워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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