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때로는 상처를 받거나 상처를 주면서 살아간다. 그것은 우리가 이 땅에 살아 가면서 당연히 겪는 일들 이지만 때로는 어렸을 적 상처가 인생의 방향을 결정할 만큼 우리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겨준다. 일본만화 서양골동양과자점을 원작으로 하는 앤티크는 네 명의 남자가 서로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 오다가 케이크숍 앤티크를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 하게 되는 별난 남자들의 이야기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껄렁하고 사고치고 큰소리 뻥뻥치는 이들의 모습에서 과거 상처의 모습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들 네 명은 어렸을 적에 받은 상처 때문에 모두 한 가지씩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었다. 재벌 2세인 사장 진혁은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동네 한적한 곳에 케이크숍을 열고 엄청난 비싼 식기들에 케이크를 아무렇지 않게 내오며 새벽2시까지 영업을 하는 괴짜다. 그런 그에게도 상처가 있었다. 어렸을 적 유괴를 당해 며칠간 갇혀 있으면서 식사로 케이크를 강제로 먹고 그 뒤로 가족들의 품에 돌아왔으나 기억을 잃은 진혁은 케이크와 남자를 싫어하게 된다.
그리고 천재 파티쉐 선우는 마성의 게이로 여러 사람들을 전전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실상 그로 인해 어느 한 직장에서도 정착하지 못하고, 어렸을 적 어머니의 불륜장면을 목격한 후 엄청난 상처를 받아 여자를 무서워하게 된다. 그런 선우의 조수로 기용된 기범은 천재 복서였으나 사고 이후 복싱을 그만 두고 방황하던 중 선우의 케이크를 맛보고 그 맛에 반해 앤티크에서 일한다. 그에 비해 수영은 사장 진혁의 소꿉친구로 진혁을 곁에서 지키기 위해 앤티크에 온다. 겉으로 보기에는 검정 썬그라스에 양복이 조폭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어눌하고 어렸을 적 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한 상처를 가지고 있다.
앤티크의 사장 진혁은 어렸을 때 유괴당한 일 때문에 밤 마다 가위에 눌리며 괴로워한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납치 당한 것 때문에 가족들이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기에 스스로 기억을 봉인하고 착한 아들이 되고자 노력한다. 비록 자신은 힘들지라도 다른 사람을 아끼며 배려하지만 진혁과 사귀었던 대부분의 여자들은 그런 진혁을 모습에서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아 진혁을 떠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이 상처 받거나 때로는 다른 사람들이 나로 인해 상처 받을 것을 염려해 마음의 벽을 두르고 무리해 가며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잘하려 애쓰지만 결국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이 나 자신에 대해 실망감만 늘어갈 뿐이다. 자신의 그러한 모습을 직시한 진혁은 자신을 유괴했던 유괴범을 잡기 위해 직장을 그만 두고 새벽까지 문을 여는 케이크숍 앤티크를 열게 된다.
천재 파티쉐 선우는 고등학교 졸업식 때 진혁에게 고백 했다가 차인 후 게이바에 가서 마성의 게이로 자각하게 된다. 그러다가 프랑스 남자와 사귀게 된 선우는 프랑스로 가 파티쉐가 되어 뛰어난 재능 때문에 여러 곳에서 일하게 되지만 한 사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가는 곳마다 연애 문제를 일으켜 그만두게 된다. 우연히 진혁과 재회한 선우는 그곳에서 케이크에 열성적인 기범을 보며 케이크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금 생각하게 되고 케이크숍의 대부분의 손님이 여자라 자신의 여자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 나름대로 적응하기 위해 애를 쓴다.
최연소 천재 복서인 기범은 경기 중 부상을 당해 복싱을 그만두게 된다. 복싱이 전부인 기범은 복싱을 그만 두면 죽어버릴 것만 같은 고통을 느꼈으나 코치의 충고와 케이크를 통해 복싱을 그만 두고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어렵지만 케이크에 모든 것을 바친다. 우리는 나이를 먹어 가면서 중요하다고 생각 되는 것들을 버려야 할 때가 있다. 그것을 놓으면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지만 그것을 놓는 순간 더 좋은 것들이 우리의 눈 앞에 있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더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을 손에 놓아야만 한다.
아버지의 폭력 때문에 수영은 어머니와 함께 어머니가 가정부로 일하고 있는 진혁의 집으로 오게 된다. 그 뒤로 둘은 친구로서 커나가는데 어머니를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지키지 못한 탓일까? 수영은 과거 악몽 때문에 괴로워하는 진혁의 옆을 말없이 지킨다. 실상 수영은 진혁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사고뭉치이지만 누구보다고 진혁의 아픔을 이해 하는 사람으로서 남아 있는다.
진혁, 선우, 기범, 수영은 어렸을 적에 당한 커다란 상처 때문에 마음의 구멍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감추려고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동정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모습 그대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만을 생각한다. 어쩌면 진혁은 여전히 악몽을 꾸게 될 것이고, 선우는 여자들을 무서워하고 여러 사람들을 전전하며, 기범은 훌륭한 파티쉐가 되지 못할 수도 있고, 수영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면 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언젠가는 나아질 자신들의 모습을 위해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 자신의 상처를 숨기지 않고 직시하여 그것을 이겨내는 삶은 정말 어렵고 힘들지만 그것을 뛰어넘지 못하면 우리는 우리가 진정 원하는 꿈을 이룰 수가 없게 된다. 꿈을 현실로 이룬 많은 이들 대부분이 자신의 상처를 극복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실망 된 것은 무분별한 게이코드이다. 영화 예고편에서부터 우리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노골적인 묘사를 남발 하더니 결국 영화상에서도 그것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은 동성애자들도 우리가 끌어 안고 함께 가야 할 사람들이다. 그들도 하나님의 귀한 자녀들이다. 그들에게는 우리가 상상도 못할 아픔이 어려움이 있을 텐데 아무리 영화라고 하지만 마성의 게이니 하면서 너무 코믹하게 영화 전반적으로 묘사한 부분들은 다른 사람의 아픔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먹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마저 들게 한다. 결국 영화만을 탓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원작 또한 그러하니까 하지만 좀 더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을 수도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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